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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우리가 한가지 상황을 대하는 방법이 이렇게 다르구나. 나는 희수와 민들레를 찾아 헤매는 동안 남편은 보이는 족족 뽑으러 다녔다고 한다. 민들레를 불 수 있어야하고, 풍선을 불 수 있어야하고 후- 라고 뱉는 숨을 연습해야한다는 말을 듣고 나는 민들레를 찾으러 떠났다면 남편은 아이의 장애도, 무발화 기간도 고통스러워 모두가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에 죄다 뽑아버렸다고. 지금에서야 웃으며 하는 말이지만 가장 아팠던 순간들은 아마도 어려울 거라고 예상도 못했던 순간 우리 아이는 할 수 없다는 걸, 아무리 알려줘도 하지 않을 거라는걸 마주했던 순간들. 각각의 순간들을 회상하는 순간이 이다지도 달라서 웃기면서도 슬프다. 내 앞에선 티 안냈던 사람이 뒤에선 그렇게 힘들었을걸 생각하면 안쓰럽기도 하고. 힘들었던 모든 순간 우리는 각자 다르게 행동했지만 그 때를 함께 공유했던 남편이 참 좋다. #갑자기자랑으로끝남 #여보항상고마워 #민들레같이뽑아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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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아이를 낳은걸 후회한 적이 있다. 아이의 장애도 버거웠지만 내가 좋은 부모가 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 장애아이의 부모란 조금 더 멋지고 대단하고 씩씩한 사람만 가능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들. 돌이켜보면 참 편견이고 모순이다. 누구나 예측할 수 없고, 천재지변같은 아이의 장애는 사람을 가려서 찾아오는게 아니였다. 나는 희수를 키우며 버려야하는 것들이 꽤 많았는데 그 중 가장 큰 것은 기대감 일 것이다. 기대를 버리지 못하면 아이를 사랑하는게 꽤나 고통스럽다. 사랑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데도 말이다. 그래서 나에겐 희수의 나쁜말도, 모진 행동도 크게 의미가 있지 않지만 오히려 남들에게 평범한 일상들이 더 기쁜 충격이 되곤 한다. 희수가 해주는 노래도 좋았지만 조심조심 들고오는 아이의 발걸음 엄마의 생일이니 초를 후 불어버리지 않고 기다리는 모습 등이 진정한 선물이었다. 어느 날엔가 현실이 버거워 도망가고 싶었던 나는 이제는 엄마라는 내 자리가 소중해졌다. 마치 이 순간을 위해 살아온 사람처럼, 아이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특별하게 느껴지곤 한다. 또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삶이 버거울테고, 모든걸 뒤로 한 채 도망가고 싶겠지만 그 날이 온다면 오늘의 시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작은 조각케익을 살금살금 들고있던 아이를 기억하며, 우리가 눈마주치며 웃던 그 순간을 기억하며 힘든 시간을 훌훌 털어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엄마가 상상했던 어느 순간보다 행복한 서프라이즈였어.310 33게시물 보기
0아이가 순해서, 아무것도 안해도 잘 컸다 라는 말 하지마세요 어머니. 7살에 모든 센터를 끊고 3년만에 만나는 언어재활사. 어쩐지 통지서를 받는 기분으로 소장님을 만나고 내가 마하영 소장님이 캠프에서 보인 사랑과 태도에서 놀랐다면 소장님은 아무것도 안했는데 잘컸다고 말하는 날 보며 놀랐다고 한다. 눈떠서 희수에게 하는 것 모두가 치료사의 마인드라며 희수는 아주 꾸준히 제대로 된 자극을 받아 잘 자란 아이라면서. 희수가 자폐가 아닌 것 같다 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 희수는 문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전형적인 모습이였는데 무슨소리냐며 자기도 모르게 화들짝 놀랐다가 내 눈치를 보던 소장님. 나는 사실 속이 후련했다. 스스로에게 가졌던 의문점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내가 혹시 영상을 올릴때, 찍을 때 희수가 자폐인이 아니길 원하며 찍어서 그런건 아닐까. 하는 속마음. 내가 소장님의 센터를 보며 희망을 봤듯이, 소장님은 희수를 보며 희망을 봤다고 한다. 아, 집에서도 되는구나. 부모님들의 가치관과 방향성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이 확실하구나 하면서 말이다. 희수는 상동행동, 반향어, 대화지연, 호명반응 안됨, 눈맞춤 안됨 등 모든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가 조절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몰랐다.) 가족간의 위계가 확실하기 때문에 처음 만난 타인에게도 어른으로써의 존중을 할 줄 안다고 했다. (몰랐다.) 아이가 변한게 아니라 한부분 한부분 짚어서 들으며 머쓱하고, 미안하고, 고마웠다. 우리는 서로 이런 표현을 싫어하긴하지만 굳이 말하자면 희수는 중증 고기능 자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센터가 사라지길 바라는 이상한 센터장과 다른 아이들이 내 아이보다 더 잘자랐으면 하는 마음의 이상한 부모가 만나 그렇게 밤을 며칠이나 지새웠다. 희수라서 잘큰게 아니였으면 하고 얼마나 바랐는지 모른다. 반면에 소장님은, 자기가 없어도 아이들이 잘 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싶었다고 한다. 특히 나는 내가 희수를 키우며 딱히 힘을 쓰지 않고 키운다는 것에 안도를 했다. 무언가를 엄청 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니까. 아이들은 분명히 한계가 있지만 분명히 제 나름대로 잘 클 수 있을 것이다. 희수에게 1박2일의 캠프를 선물해주고 싶었던 제주행은 내가 부모로써 더 성장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또 더 많은 아이들이 삶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길 바라게 되는 여행이기도 했다. 삶을 알려주는 선생님을 지켜볼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 나는 조금 더 적극적인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장애 정도에 관한건 희수를 진단한 의사선생님에게 동의하며 설명한 말이지 절대 사견으로 아이의 장애 척도를 평가한 것은 아닙니다. 혹시 오해하실까봐 덧붙여요! 그리고 모든 자폐스펙트럼 아이들은 진단이 중증으로 표기됩니다.511 35게시물 보기
0나는 내가 느끼는 감정을 꽤 잘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내 감정을 정의하기 어려웠다. 나는 부끄러웠고, 화가났고, 감사했고, 슬펐다. 아이들끼리의 1박2일. 소장님은 코로나 전후로 매주 진행했던 캠프라며 사회성과 자조에 굉장히 큰 도움이 될거라고 했다. 진행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도 궁금 할 것 같아 그림자처럼 말한마디 안거는 조건으로 관찰할 자격을 얻었다. 부모가 없는 여행. 어떤 아이는 말은 하지만 자기가 원하는 주제만 이야기하고 어떤 아이는 낯선 환경에 놀라 부모님들과 헤어지자 마자 쉬부터 했다. 어떤 친구는 때리고 물었으며, 어떤 친구는 즐거워하며 방방 뛰기시작했다. 나는 자폐아이를 키우는 부모니 분명히 내 예상과 비슷할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마주한 모습은, 내 예상과 전혀 달랐다. 선생님들은 누구하나 놀라지 않았고 누구하나 아이를 채근하지 않았다. 다정하되 필요이상의 다정함이 없었고 아이들은 충분한 배려대신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아이들이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게 아니라 모든 시선을 감수할테니 처음부터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사람들. 직접 모든걸 한다. 라는 말에는 사람들의 시선, 불편함, 신기함마저 감수한다는 뜻이였다. 선생님들은 오롯이, 아이의 성장만을 아이가 해내기만을 기다렸다. 나는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고 도망치고 싶었다. 엄마보다 더 엄마같은 사람들에게서 어쩌면 부끄러움을 느꼈는지 모르겠다. 죄송합니다, 발달장애아이에요. 복지카드 한번에 보여드릴게요. 라는게 나의 생활이였다면, 아이는 느릿느릿 직접 카드를 꺼내 기사분에게 보여주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누워서 악을 지르던 아이에게 다른 친구가 도와줄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배려받는게 익숙한 아이는 어리둥절하지만, 친구가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었다. 불안해서 실수하던 아이는 충분한 시간과 안정적인 보호자 아래서 안정하고 본인이 즐길 수 있는 놀이를 할 수 있었다. 설거지, 환복,물 하나 과일 하나도 무엇하나 아이들이 쉽게 두지 않는 사람들. 아이들은 1박2일 캠핑이 아닌 삶을 배우고 있었다. 살아가는 방법을 느리게 느리게. 이렇게 까지 하는 이유에 대해서 물으니 특수학교에 다니던 시절 부모에게 주던 피드백에 너무나 속상했다며. 엄마는 아이가 기저귀만 떼기를 바라는데 오늘 내가 아이와 한 단어와 문장이 무슨 소용일까 라는 마음에 뛰쳐나왔다고한다. 아이들의 삶속에 들어가기 위해, 아이들의 삶을 살게하기 위해서. 나는 이 미련한 사람과 오래보고싶다.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라면 안되는 마음을 결국 바라고야 만다. 제발 우리아이들을 위해 지치지 말아달라고.861 73게시물 보기
0나도 처음, 희수도 처음 이제 몇번째 방문인지 셀수도 없는 정기진료에서 간만에 희수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했다. 희수가 보더니 갑자기 껴들어 이야기를 한다. 아이에 대한 체크리스트니 궁금해서 직접 물어봤고 약 3분정도 협조적으로 이야기해줬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지만 꽤 본인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놀랐다. 내가 들었던 생각은 아는데 왜그래? 가 아니라 아는데도 힘들었구나. 물론 힘들어도 노력해야하고 연습해야겠지만 나는 아이가 스스로가 안다는 것에 충분히 기뻐하기로 선택했다. 재밌고 놀라워서 웃었더니 근거까지 이야기 해줄줄이야. 9살의 희수는 여전히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같은 하루보단 놀라운 하루를 선사한다. 얘랑 사는거 재밌다. #힘든순간은잊도록스스로가스라이팅해보자265 20게시물 보기
0뱃속에서부터 아빠 차 타면 듣던 클럽노래... 내 취향과는 전혀 무관한데, 남편은 운전할 때 쿵쾅거리는 노래를 좋아했다. 희수가 태어나기 직전 경차 하나를 샀고, 자라면서는 보통 내 차에서 잔잔한 발라드를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은데 말을 못 할 땐 어쩐지 내 차를 안좋아하는 것 같은데? 라고 내심 생각하다가 작년에 엄마차말고 아빠차 타고 다니고 싶다고 말을 했다. 엥? 내 차가 작아서 답답한가 싶어서 물어보니... “엄마 차에선 무서운 노래가 안나온다” 라는게 이유였다. 처음엔 무서운 노래가 뭔지도 몰랐는데 알고보니 쿵쾅거리는 클럽노래... 이제는 기분이 좋아도 흥얼거리는 노래가 클럽노래라는.. 웃픈 현실... 예전엔 희수가 노래에도 루틴을 만들어서 자폐스펙트럼이라서 그런가? 라는 생각도 잠시 했는데 이제는 그냥 아이의 취향의 일부 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스피커 사오니까 집에서도 듣는 애 보니까 확실히 취향이네... 근데 너 이정도면 중독이다..ㅠ234 11게시물 보기
0이모가 활동지원사로 함께 한 지 1년여. 이제는 곧 아에 떠나는 이모에게 잘가라고 쿨하게 인사하던 희수였다. 학교에서 특교자 방과후로 클레이를 운영하는데 오늘의 활동은 우리가족 만들기. 우리는 3명으로 이뤄진 가족인데(+비달) 여자가 한 명 더 있다. 머리스타일까지 각각 다 구현한 클레이는 이모, 엄마, 아빠, 희수, 비달이. 가족 사진을 학교로 전송한 적이 없으니 만드는건 선생님이 도와주셨어도 설명은 희수가 했을텐데 아이가 마음에 품고있던 가족이라는 구성이 가슴을 쾅 하고 두들겼다. 이모가 없는 약 2주 간 한 번도 묻지 않더니 이틀 전 잠결에 눈비비고 일어나 이모를 부르던 아이. 희수한테 이모는 자기를 돌봐주는 어른이 아니라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하고, 엄마아빠한테 혼난 마음을 달려가 안겨 엉엉 울 수 있는 지지대이기도 하고 엄마도 힘들어 가끔은 설렁설렁 넘어가던 자조나 생활 습관도 언제나 에너지 넘치게 알려주던 선생님이였으며 희수에겐 우리 가족 구성원이였다. 하지만 이모가 희수를 위해 살아갈 순 없다. 동생의 인생 한 부분을 떼어준 것 만으로도 희수는 어디에도 없는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이모가 없는 아쉬움도, 공허함도 온전히 느낀 후 추억의 소중함을 안고 살기를 바란다. 어떤 소중함은 사라졌을 때야 그만큼 소중한걸 알게되니까. #안아쉽다던귀여운허세 #근데그냥자주보고살면되긴함 #멀어서그렇쥐268 10게시물 보기
05살엔 무발화, 6살에 기저귀 떼기. 희수를 보며 고기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희수는 예후가 좋지 않은 아이였다. 내가 그럴것이다, 라고 생각한게 아니라 전문가들 모두가 그랬다. 분명히 20개월엔, 30개월엔 잘 클거라고 들었는데 40개월이 넘어가도록 한마디 못하는 아이를 보며 그림으로 소통하며 사는 아이들도 있어요. 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 당시엔 저 말이 어찌나 그렇게 원망스럽고 좌절감 들었는지 모른다. 마치 얘는 말 못하니까, 다른 수단을 찾아보세요. 라고 말하는 것 마냥. 위로하듯 건네주는 말이 나에겐 대못을 박는 기분이였다. 화도 못내고 꾸역꾸역 알아보던 나는 망설이다 포기했다. 48개월 이전엔 아이의 발달검사는 의미가 없었다. 모두 12개월 이하. 그러니까 그냥 돌쟁이 수준도 안되는 아이다. 라는걸 뭐 그렇게도 길게 전해주던지. 그래도 희수는 운이 좋았다. 43개월에 엄마, 그리고 6개월뒤 두 단어로 이뤄진 문장. 그리고 또 시간이 흘러 대화를. 언젠가 서툴더라도 대화를 하는 날이 오면 하하 웃으며 내가 열심히 노력한 덕이라고 외칠 줄 알았던 나는 오히려 더 작아진다. 아이의 성장에 과연 어떤게 가장 컸는지, 내가 한 노력이 지상 최대의 노력이라 기적처럼 아이가 컸다고 과연 내가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우리 모두 이를 악물고 노력을한다. 내 인생은 저 뒤편에 내팽게치고 아이가 사람답게 살기위해 한마디라도 더 했으면 하는 마음에 미움 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누구 하나 나만큼 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아이는 엄마의 성적표가 아니다. 한명의 노력으로 기적같은 일은 찾아오지 않는다. 또한 한 아이가 자폐스펙트럼을 대표할 순 없다. 내가 많은 아줌마들 한 명인 것 처럼 희수 또한 자폐인들 중 하나 였음 좋겠다. 누군가에게 초창기 진단보다 아이가 훨씬 잘 자랄 수도 있다는 희망은 괜찮지만, 너도 열심히 키우라며 타박할 때 예를 드는 존재가 아니였음 좋겠다. 여자같지않다, 남자같지 않다 라는 말이 칭찬이 아닌 것 처럼 자폐아이 같지 않다 라는 말이 칭찬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살면서 처음으로, 내가 어쩌지 못하는 일을 피하지도 도망가지도 못한 채 끌어안고 힘들었던 봄 봄이 오면 마음이 아직도 술렁거린다. 온 세상이 너무 예뻐서, 내가 유난히 좋아했던 봄에 또 다른 내가 웅크리고 아플까봐 이다지도 마음이 쓰이나보다.622 44게시물 보기
0어릴 때 부터 병원 방문이라던지 입원이라던지 쉬운게 없었다. 그래도 희수는 커가면서 많은걸 배웠고, 참는 법을 배웠으니 당연히 어디든 힘들더라도 불가능 할 정도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어렵다는 치과도 물론 비명을 지르고 힘들어하긴 했지만 못할 정도는 아니였다. 눈이 안좋다는건 어림짐작 하고 있었지만 시력검사는 언제나 불가능했다. 그러다보니 자꾸 안과를 미루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한 시력검사가 책정이 힘들고 너무 낮게 나온다고 안과 방문을 요망한다 안내가 왔다. 불편을 느낄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바로 안경점에 갔으나 시력측정 불가. 자폐를 의심할 때부터 판정 받을 때 까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눈맞춤과 공동주시인데 자폐스펙트럼 아이들은 눈맞춤이 어렵다. 결국 최대한 큰 안과를 예약해 시력측정을 하러갔더니 첫 날엔 제대로 된 시력이 측정되지 않고, 난시도 있는 것 같다는 소견을 받았다. 조절마비굴절검사를 해야한다고 다른 날 방문 예약을 했다. 방문 2시간 전부터 10분간격으로 안약을 3번넣고 해야하는 검사. 아이를 꽉 잡고, 한 명은 점안을 하며 겨우 성공했다 맘 놓았는데 안과에 가니 또 다시 시력검사가 처음부터 이뤄진다. 치아는 몸을 묶어서라도 본다지만 동공은 잡아 둘 방법이 없다. 앞을 보라니 옆을 흘기고 눈동자는 위로 돌아갔다 밑으로 돌아갔다, 설상가상으로 가만히 앉아있기 힘든 희수가 입을 벌리거나 손, 다리를 움직이면 눈도 움직이니 검사가 안된다. 길어지는 시간, 커지는 목소리 보호자가 동반할 수 없는 검사실 밖에서 죄스러운 마음으로 동동거릴 수 밖에 없었다. 우여곡절 검사는 진행했으나 상담시 여전히 제대로 검사가 진행 되지 않아 드림렌즈나 안약 처방은 어렵고 안경은 처방해 주셨다. 내 표정이 어땠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의사 선생님이 검사가 잘 진행이 안됐네요. 하다가도 날 보고는 금세 남자 아이들은 느리게 자라기도하고, 이맘때 아이들 중 검사 안되는 경우 많다며 위로아닌 위로를 건넨다. 발달장애 아이들이 크면서 질병에 가장 취약하다고 하는 기사를 봤다. 그 때는 아이를 적어도 병원에 자주 갈 수 있게끔 노력해야지 라고 생각했던 것이, 성장하고 나니 또 다르게 다가온다. 까마득해지고 막막해지던 시간들. 그래도 애써 나를 다독여본다. 여전히 내가 희수와 보내야하는 시간들은 같다. 조금 더 아이가 적응할 수 있게 노력해보고 왜 그랬냐 윽박지르지 않고 도전을 축하해주는 것. 아이와의 또 큰 도전이 나름대로 넘어 간 것 같아 안도하기로 했다. 불안감과 막막함 대신. #걍언덕위의빨간집만보면된다고232 18게시물 보기
0다낭, 호이안 하면 소원배와 바구니배가 유명하거든요. 2년전 하루에 바구니배, 소원배를 탔는데 그랩타고 바구니배 현장결제하려고 하니 한사람당 20만동으로 또또 바가지를 씌우는거예요! 시부모님하고 한 여행이라 인당 10만동까지 깎긴 했지만, 기분이 썩 좋진 않았어요. 이번에도 소개할 겸 바구니배를 타고싶긴했는데 시끄러운 트로트소리, 은근한 팁압박 사진을 찍어도 온 사방에 보이는 바구니배와 사람들이 고민되더라구요. 그러다 열심히 찾아보다가 위치는 좀 외졌지만 레스토랑과 바구니배를 같이하는 곳을 발견 ! 구글 평점 4.9 한글 메뉴판도 없는 현지인 인기 맛집 ⭐️Breeze Restaurant & Basket Boat 식사만 해도 괜찮고, 바구니배만 타도 괜찮구요. 가족들이 운영하는 곳이라 바구니배는 팁 없이 인당 10만동, 음식가격도 6만동~15만동 사이로 괜찮았는데 스프링롤, 모닝글로리, 반쎄오 다 너무나 맛있었구요. 여기의 가장 좋은점은 뷰도 뷰지만 (식당에서도 강뷰) 가족들이 너-무 친절해요. 베트남에서 최고로 친절하다는 리뷰가 많아서 어느 정도 길래 ? 라고 했는데... 내가 강에 빠뜨린 폰을 강물에 입수하고 찾아주고도 웃으며 나를 격려할 정도일줄이야 ....!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면, 그랩이 들어가기 어려운 골목을 한 3-5분정도 걸어야해서 가는 게 조금 힘들 순 있어요. 저희는 전기스쿠터를 빌려서 여행했기때문에 이동에 제한이 없었고, 실제로 5시반쯤 방문했을 때 저희랑 베트남 분들 딱 한테이블 있더라구요. 그래서 마치 대여한 것 처럼 분위기 있게 식사하고, 바구니배를 타고 왔어요. 빙글빙글도 해주시고, 노젓기도 시켜주는데 빙글빙글 도는 것도 너무 무섭지 않게 표정봐가면서 해주시구요. 직접 다리걷어 물이 얼마나 얕은지도 확인해주면서 무섭지 않다.라고 말도해줬어요. (사실 난 이런거 안무서워하지만..) 다음에 아이랑와도 또 방문할거예요. 다낭여행 중 가장 좋았다....⭐️39 2게시물 보기
0나트랑에선 팁때문에 수건빨래까지 하고왔는데 다낭(호이안)에서는 내 핸드폰때문에 입수까지 하고도 팁 거절당한 썰 다낭에 놀러가면 올드타운을 거의 필수다시피 가게됨 또 올드타운 근처엔 소원배와 바구니 배가 유명함 2년전에 바구니배를 재밌게 타긴했는데 트로트+과한 팁요구+시끄러움 등으로 바구니 배를 타고싶긴 하지만.. 시끄러운건 싫은데 하고 찾다가 맛집인데, 바구니배를 2개를 가지고있어서 탈 수 있다 뷰가 너무 예쁘고 베트남에서 가장 친절하다는 리뷰에 방문한 브리즈.. 도착하자마자 웃으면서 반겨주는 것도 좋았는데 핸드폰 강물에 떨어뜨린 금쪽이 (나)를 위해서 강물에 입수까지하고..ㅠ 핸드폰도 닦아주겠다고 앞치마에 닦아주고.. 바구니배도 너무나 로맨틱했는데 (우리밖에 없는 고요한 강에서 오리도 만남) 메뚜기도 만들어주고, 빙글빙글 돌려주고 노젓기까지 시켜줌 마지막에 나가면서 고마워서 팁을 주니 자기들은 팁 안받는다고 너의 여행이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마지막까지 감동.. 물론 이 돈을 받지 않는다면 나 하트브레이크 소 새드 , 아임 베드우먼 해가며 억지로 주고 왔다. 차로는 못들어가고 우리는 스쿠터 빌려서 좀 편하게 갔음 있는 내내 베트남 손님 한테이블과 우리만 있어서 진짜 연애하는 기분나는 곳... 고마웠어요..미안해요..ㅠ123 20게시물 보기
0말아톤을 보진 않았지만, 짧은 영상에서 봤던 인상깊은 장면이 있다. 엄마가 수영장에 빠졌는데 초원이는 계속 엄마에게 수영하는 방법을 시범으로 보여주고 있었던 장면. 이 장면은 엄마가 초원이에게 쏟아부은 사랑에 회의감을 느끼고 그 후에 초원이를 향한 태도가 차가워진다고 써있었는데, 영화에서 어떤 부분을 표현하는지 알면서도 참 부럽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나름의 사랑을 표현하는 걸 내 기준에서만 보자면 바로 뛰어들어 날 구하지 않은게 원망스럽지만 초원이 입장에서 보자면 내가 할 수 있는 건 엄마도 할 수 있을 거란 믿음, 그래도 못 올라오니 방법을 열심히 가르쳐주며 봐주고 있었으니까. 희수는 우리가 떠나있는 내내 단 한번도 찾거나, 보고싶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영상통화를 하니 자기 바쁘다고 얼른 끊으라며...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서로 사랑하지 않는건 아니다. 잠들기 전 저녁, 평소엔 멀찌감치 떨어져 자던 아이가 갑자기 데굴데굴 굴러와 내 손을 꼭 잡는다. 사실은 보고싶었지? 라고 물으니 응~이라고 대답하는 아이. 표현이 다르더라도 우리는 서로 알고 , 믿고 있다. 품고 있는 사랑의 형태는 다를지언정 크기는 같을거라고. 남편과 한 여행이 참 좋았는데, 막상 돌아와보니 역시 우리는 세명이 모여야 완성된다. 희수는 자꾸 다음엔 자기도 껴서 다낭에 가자고 말하고 있다. 다음엔 다른 곳 가면 안되겠니.992 36게시물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