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kyoreh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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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람의 명절, 라마단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공세와 봉쇄로 라마단 이전부터 굶주림에 시달려왔는데요. 지난 2월 말에는 가자지구 북부 외곽 지역 주민들이 일주일여 만에 물, 밀가루, 통조림 등을 배급받으려고 구호품 트럭으로 몰렸는데, 이스라엘 군이 총격을 가해 ‘#밀가루학살’이란 말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언제쯤 굶주림에서 벗어나 안전한 식탁을 맞을 수 있을까요. ⠀ --- ⠀ ‘라마단.’ 이슬람력 아홉 번째 달이다. 서기 610년 라마단의 스무 번째 날 지금의 사우디아라비아 땅 메카 외곽의 누르산에 있는 히라 동굴에서 기도 중이던 ‘예언자 무함마드’ 앞에 지브릴(가브리엘) 천사가 나타나 복음(쿠란)을 처음 전했다. ‘라일라트 알카드르’ ‘운명의 밤’ 또는 ‘계시의 밤’으로 불린다. 이날을 기리기 위해 전세계 이슬람교도들은 라마단 한 달 동안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금식하며 기도한다. 라마단은 이슬람의 성스러운 달이다. ⠀ 해가 지고 나면, 모스크(사원)를 찾아 기도한 뒤 단식을 깨는 첫 번째 음식을 먹는다. ‘이프타르’다. 대추야자 등 과일이나 물 한 잔으로 금식을 마감한 무슬림들은 밤늦도록 음식을 나눈다. 낮 동안의 허기를 메워줄 ‘수후르’를 해가 뜨기 전 먹고 나면 다시 금식에 들어간다. 라마단은 가족과 친지가 모여 잔치를 벌이는 이슬람의 명절이기도 하다. 먹을거리가 없는 이웃과 나그네를 대접하는 것도 라마단에 해야 할 의무다. ⠀ 2024년 3월10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도 라마단이 시작됐다. 이스라엘의 공세와 봉쇄로 라마단 이전부터 굶주렸던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프타르도, 수후르도 즐길 수 없다. 그간 산발적으로 구호물품을 공중 낙하했던 미국 쪽은 해상통로를 열어 물과 식량 등을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액션에이드 등 25개 인도지원 단체는 3월13일 공동성명을 내어 “구호품 공중 낙하나 해상통로 개척 등은 가자지구 주민 지원을 위해 노력한다는 환상만 심어줄 뿐”이라며 육상교통로 확보를 위한 즉각적인 휴전을 재차 촉구했다. ⠀ 2023년 10월7일 이스라엘 침공 이후 2024년 3월12일까지 가자지구에서 3만1184명이 숨지고 7만2889명이 다쳤다. 사상자의 72%는 여성과 어린이다. ⠀ ✍글 정인환 기자 📷사진 로이터(*2024년 3월1일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금요 성일’을 맞아 폭격으로 무너져 내린 건물 사이에 ‘간이 사원’이 차려져 사람들이 모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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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보기 - 귀여운 사진에 그렇지 못한 글….😂 읽으면 마음이 짠-한 노순택 사진사의 ‘그 시절의 내 동생’ 일부를 소개합니다. 부디 털 동생들이 덜 아픈, 더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 ⠀ 아버지는, 이를테면 날품팔이 노동자였다. 하루라도 일하지 않으면 생계가 위태로웠다. 해 뜨기 전 일을 나갔다가, 밤에 돌아와 늦은 밥상을 받았다. 평일과 주말의 구분이 없었고, 한 달에 한 이틀을 쉬었다. 그 와중에도 달리기 선수를 꿈꿨던 시절의 버릇을 버리지 못해 새벽마다 둑방을 달렸다. 외로웠던 걸까. 어린 나를 끌고 다녔다. 눈꺼풀에서 잠을 떼어내지도 못한 내게 달리기는 아버지라는 폭군의 지긋지긋한 명령이요, 꿀잠과 맞바꾼 헛짓이었다. ⠀ 어느 밤, 아버지가 강아지 한 마리를 얻어왔다. 막 젖을 뗀 누르스름한 귀염둥이였다. 하지만 키울 데가 없었다. 주인집 문간방에 사글세 살던 우리 가족의 공간은 방 한 칸과 작은 다락, 실내라고도 실외라고도 말하기 뭣한 좁은 부엌 하나뿐이었다. 개를 방에서 키운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강아지 둥지는 자연스럽게 부엌이 됐다. 다행히 연탄아궁이 옆엔 온기가 있었다. 강아지는 밤이면 밤마다 외롭다고 낑낑대고, 배고프다고 낑낑댔다. ⠀ 밤 9시면 잠들어 새벽에 나가야 했던 아버지에게 그 소리는 고역이었다. 참다못해 강아지 입을 검은 고무줄로 묶었다. 아침에 풀어주면 주둥이에 고무줄 파고든 자국이 선명했는데, 언제 괴로웠냐는 듯 녀석은 신나게 꼬리를 살랑대고 내 얼굴을 핥았다. 멜롱이라고 이름 지었다. 녀석이 사람동생보다 귀여운 개동생이 되는 건 삽시간이었다. 학교를 파하면 강아지랑 놀고 싶어 집으로 달려왔다. ⠀ 아버지는 새벽 달리기에 멜롱이를 데려가기 시작했고, 개와 달리는 게 얼마나 신나는 일인지 나는 깨달았다. 서울 용답동에서 출발해 장안평을 지나 군자교를 건너 화양동 둑방까지 꽤 먼 거리를 날마다 달렸다. ⠀ 어느 날 개가 사라졌다. 아버지는 솔직했다. 어머니가 거들었다. “화양동 외숙모가 허리를 다쳐 수술했다. 해줄 게 없어 고민했는데, 개고기가 회복에 좋다기에 멜롱이를 갖다줬다.” 나는 발광했다. 울고불고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 그런데 며칠 뒤, 부엌 구석에 쪼그려 앉아 세수하는데 누군가 문을 긁어대는 소리가 들렸다. 멜롱이였다. 외삼촌 집에서 탈출해 먼 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새벽마다 함께 뛴 길이었다. 나와 동생은 멜롱이를 끌어안고 울며 학교도 안 가겠다고 버텼지만, 개근상을 못 받는다는 협박에 굴복했다. 학교를 다녀오니 멜롱이는 없었다. 외숙모가 무사히 회복하신 걸 다행이라 여겨야겠지만, 오랜 시간 내겐 불구대천의 원수였다. 그랬던 외숙모도 어느새 돌아가셨고, 아버지도 팔순을 훌쩍 넘기셨다. ⠀ 얼마 전 아버지께 대뜸 물었다. 그때 꼭 그랬어야 했나요? 사과를 바란 건 아니었는데, 미안하다고 하셨다. 그땐 그럴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고. 지금 같으면 그러지 않았을 거라고. ⠀ 개 그림을 한 장 그려달라 부탁했다. 한사코 사양하던 아버지가 그려준 그림은 삐뚤빼뚤 아이들의 그림 같았다. 아버지가 데려왔고, 아버지가 데려갔던, 그 시절의 내 동생이 흰 종이 위에서 꼬리를 살랑댔다. ⠀ 📷글·사진 모두 노순택 사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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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보기 - “땅에서 잊힌 노동자들은 하늘에 올라 스스로를 사건화한다.” 해고노동자들의 굴뚝 고공 농성을 다룬 이문영 기자의 기사 ‘우리는 이제야 굴뚝에서 내려왔다’에서 발췌한 문장입니다. ⠀ 여전히, 하늘에 올라 스스로 사건이 되는 노동자들이 존재합니다. 2024년 1월8일 경북 구미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에서 농성 중인 박정혜, 소현숙씨도 있습니다. 한겨레21은 몇 차례 기사로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관련 기사를 보고 익명의 작가가 인스타툰을 보내주셔서 공유합니다. 사진 뒤로 넘겨보시면 됩니다. 🎨som 작가님 감사합니다. ⠀ 📍관련 기사 전문 보려면👉️👉️ ⠀ 1️⃣“외투기업 ‘먹튀’ 하는데, 최소한의 노동자 보호도 없는 나라”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5089.html ⠀ 2️⃣해고하고 전세보증금 가압류까지… ‘노란봉투법’ 있었으면?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46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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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가 전면 등장하는 드라마엔 사투리 감수를 맡는 이른바 ‘#사투리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쿠팡플레이 ‘#소년시대’의 ##충청남도 사투리 자문과 교육을 맡은 배우 #강희만씨가 충남 사투리 팁을 알려드립니다. 관련 기사 전체 보려면 👉👉https://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55048.html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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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보기 - 설 연휴 평온하게 보내고 계신가요?😊 #한겨레21 #설특대호 #표지이야기(커버스토리) 주제는 사투리입니다. 많은 사람이 태어나 자라며 써온 지역의 말이 어째서 ‘표준어’가 될 수 없는지, 사투리를 ‘촌스럽다’ 혹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쓰기엔 부적합하다’라고 생각하는 위계적 사고는 어떻게 생겨났는지, 사투리를 ‘지키려는’ 사람들은 어떤 활동을 하는지 등등 사투리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 아래는 그 가운데 ‘표준어를 폐지하라’고 주장하는 김진해 교수의 글 일부입니다. ⠀ ---- ⠀ 장면1️⃣: ‘히히덕거리다’. 컴퓨터 앞에서 이번 주 신문 칼럼을 쓰는데 저 단어에 빨간 밑줄이 그어졌다. 엥? 왜?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봤더니 별다른 설명 없이 ‘→ 시시덕거리다’라고만 나온다. 즉, ‘히히덕거리다’는 틀렸고, ‘시시덕거리다’가 맞는 말이라는 뜻. 고민이 든다. 패기 있게 ‘히히덕거리다’를 그대로 쓸지, 비굴하게 ‘시시덕거리다’로 고쳐 쓸지, 일말의 ‘쫀심’을 지키기 위해 아예 다른 표현으로 바꿀지. 결국 다른 표현으로 바꿨다. 몇 주 전엔 ‘흐리멍텅하다’가 비표준어임을 알고는 분기탱천했는데, 글을 쓸수록 이런 경험이 쌓인다(‘흐리멍덩하다’가 표준어라오). ⠀ 장면2️⃣: 2011년, 표준어사정심의위원회. 국립국어원에 전문가들이 모였다. 왜 ‘짜장면’을 못 쓰게 하냐는 사람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자 ‘복수표준어’라는 묘안을 짜낸다. 이들은 2017년 전에는 비표준어였던 ‘택견, 품새, 간지럽히다, 맨날, 복숭아뼈, 쌉싸름하다, 허접쓰레기, 개발새발, 눈꼬리, 먹거리, 끄적거리다, 두리뭉실하다, 손주, 어리숙하다, 섬찟, 꼬시다, 놀잇감, 딴지, 마실, 주책이다, 걸판지다, 까탈스럽다’ 등 74개 단어를 표준어로 ‘사면 복권’시켰다. ‘쭈꾸미, 꼼장어, 깡총깡총, 오돌뼈, 어줍잖다, 으시대다’ 같은 말은 여전히 비표준어, 즉 틀린 말이다!(‘주꾸미, 곰장어, 깡충깡충, 오도독뼈, 어쭙잖다’만 표준어이다). ⠀ 두 장면은 표준어가 한국어 사용자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현실에서 작동하는지를 보여준다. 표준어는 그저 목록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다. 명령으로 존재한다. 국가에 의해 체계적이고 집요하게. 표준어는 국가가 말의 질서를 독점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우리 행동을 통제하고 우리의 생각과 습관을 지배한다. 국가는 우리에게 명령한다. 명령의 방식은 간단하다. 사전에 ‘→’ 표시만 해놓으면 된다. ‘으시대다: → 으스대다’ 식이다. “당신이 쓰는 틀린 말을 버리라.” 이 속에서 말을 대하는 우리 태도는 그저 ‘맞느냐, 틀리냐’를 찾는 데 머문다. 그렇게 우리는 이분법의 틀 안에서 옴짝달싹 못한다. ⠀ 그렇다면 표준어 수를 더 늘리라고 요구하는 게 답일까? 사투리에도 표준어에 포함할 말이 꽤 있으니 하루빨리 위원회를 소집하라고 요청해야 할까? ‘표준어-사투리’라는 위계 속에서 틀렸다고 ‘억울하게’ 낙인찍힌 말이 복수표준어로 선포될 때까지 얌전하게 기다려야 할까? 아니면, 국가 중심의 표준어 정책 자체를 문제 삼고 이를 근원적으로 혁파해야 할까? 나는 후자의 길을 걷자고 제안한다. ⠀ 우리는 온갖 장치 속에 산다. 개인의 몸짓, 생각, 취향을 규정하거나 독려하거나 금지하고 제어하는 모든 것이 장치이다. 학교, 병원, 교회, 회사, 군대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신용카드, 메신저, 숟가락, 젓가락, 넥타이, 치마도 우리의 삶과 행동과 사고를 틀 짓는 장치이다. 그중에서 언어는 가장 오래된 장치이다. 언어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는 이 장치에서 벗어날 수 없다. 언어는 세계를 마주한 인간이 세계를 자기화하고 세계에 의미를 부여하는 실천 속에서 생성됐다. 말 자체가 장치인데, 말의 자유로운 소통을 통제하는 표준어는 훨씬 가시적이고 억압적인 장치이다. 표준어 정책의 가시적 명령집인 ‘표준국어대사전’이라는 괴물을 동굴 속에 가둬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 이제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표준어 정책을 역사화하고 상대화해야 한다. 지금의 표준어 정책은 특정한 사회적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인위적 조건일 뿐이며, 이 조건을 변경해 억압적 장치에 포획된 우리가 스스로 해방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 ⠀ (후략) ⠀ ✒︎글 김진해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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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보기 - “재난피해자‘지원’센터가 아니라, 재난피해자‘권리’센터라는 말에 상당한 감명을 받았습니다.” 1월31일 저녁, 센터 한 곳이 문을 열었습니다.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입니다. ⠀ 위 말은 ‘우리함께’ 개소식에서 축하의 말을 부탁받은 민동일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가 한 말입니다. 참석자 일부는 무언의 동의를 나타냈습니다. ⠀ #416재단 부설로 만들어진 센터 ‘우리함께’는 재난 피해자들의 권리 증진을 주목적으로 한 상설·전문 기관이라고 합니다. 이 센터는 왜,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을까요? ⠀ --------- ⠀ 재난으로 소중한 사람을 잃은 이들이 절실히 원하는 것은 정부의 일방적이고 시혜적인, 구호활동에 가까운 지원이 아니다. 2017년 제천 화재참사로 어머니와 동생, 조카를 잃은 민동일 공동대표는 다른 유족들과 함께 2020년 충청북도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23년 3월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소를 제기하기 이전, 충북도와 협상하던 유족들은 화재참사에 대한 충북도의 책임을 협상안에 명시하길 바랐지만 충북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충북도는 사망자 1명당 약 2억원을 지급하기로 한 계획을 백지화했다. ⠀ 정부의 ‘지원’이 목적이었다면 수년에 걸친 법정 다툼을 감내하지 않았을 것이다. 유해정 재난피해자권리센터 ‘우리함께’ 센터장은 “국가가 안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재난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시민 인권이 침해됐는데, 이들을 지원한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표현”이라며 “인권중심적으로 피해자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 재난피해자권리센터의 가장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 (...) ⠀ 시간대와 장소가 제각기 다른 재난이지만, 대다수 재난 피해자들의 바람은 비슷하다. 도대체 왜 이런 참사가 발생했는지 과정을 낱낱이 살펴보고, 이 참사엔 정확히 누구의 책임이 있으며, 마침내 책임자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하지만 재난 피해자들은 재난 발생 직후부터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자기 권리를 온전히 누리지 못한다. 일방적 통보에 익숙한 행정기관의 언어 탓이 크다. ⠀ 자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이요한(48)씨는 최근 들어 ‘누군가는 죽어야 끝날까, 아니면 죽어도 변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떠올리는 일이 늘었다. 올해 중학교를 졸업한 막내딸은 학교에 가는 대신, 온종일 집에 머무르며 원격으로 수업을 듣는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대인기피증, 우울증 등도 있다. 서서히 기도가 좁아지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일상생활조차 쉽지 않다. 수증기 때문에 호흡이 가빠져 홀로 목욕하는 일도 불가능하고, 때때로 새벽에 자다가 깨서 “아빠, 숨이 안 쉬어져”라고 다급하게 말한다. 요양생활수당과 치료비 일부를 지원받지만, 건강보험 비급여 항목은 지원받지 못한다. 빚을 계속 내다 더는 은행에서 대출도 해주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 자녀의 간병비를 지원받기 위해 2023년 구제급여를 신청했지만, 공공기관에서 “적정성 검토 결과” 간병비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씨는 “도대체 적정성 검토 결과가 뭔지, 어떤 것을 어떻게 검토해서 비지급 대상이 됐는지 설명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너희는 알 것도 없고,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우리가 검토한 결과만 봐라’라는 식의 대응은 피해자들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게 아니냐”고 했다. ⠀ 담당자에게 수차례 메모를 남기고, 2024년 1월 정보공개 청구를 한 뒤에야 자문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를 대략이라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피해자가 납득하도록 설명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내가 유난이라고 반응하고, 피해자를 도와야 하는 기관이 오히려 이런 2차 피해를 계속 주니 잠도 못 자고 미쳐버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는 이씨만,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만 겪는 일이 아니다. ⠀ 🎈기사 ‘참사 피해자 모욕하는 사회에서 책임을 물을 ‘권리’’ 중에서 ✍글 서혜미 기자 📷사진 박승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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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보기 - #알코올중독자,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이해국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사장(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교수)은 “한국은 이른바 ‘일하는 알코올중독자’가 많은 나라”라고 말합니다. 이들은 번듯한 직장에서 멀쩡하게 일하며 성취를 이뤄내지요. 겉으로 봐선 일상생활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런 이들을 ‘고기능’ ‘고도적응형’ 알코올중독자라고 하는데요. 이들은 오랜 시간이 지날 때까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 한겨레21은 1498호 커버스토리로 ‘#알코올사용장애’ 부추기는 한국 사회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일부를 소개합니다. ⠀ ----- ⠀ “누가 봐도 ‘말술’을 마실 것처럼 생긴” 회사원 서수빈(32·가명)씨에게 사람들은 술잔을 내밀었다. 일행과 콜라 한 잔과 술 한 잔을 시키면 식당 종업원은 아무 질문 없이 서씨 쪽으로 술을 내려뒀다. 대학과 회사에 처음 들어갔을 때도, 동호회 모임에 들어가도 사람들은 당연히 서씨에게 술을 따라주려 했다. 정작 그는 술을 한 모금도 마시지 못한다. 여러 번 술을 마시려고 해봤지만, 어느 날 소주 한 잔에 토사물이 코로도 쏟아지는 경험을 한 뒤 단념했다. 서씨는 “사람들이 비음주인이 있다는 상상 자체를 못한다. 사회 전반적으로 ‘반드시 술이 있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 이런 사회 분위기는 개개인의 알코올사용장애를 부추긴다. 대기업에 다니는 김치수(가명)씨는 2021년 12월 송년회에 갔다가 ‘블랙아웃’(알코올성 기억장애)이 돼서, 가족이 실종 신고를 해 경찰 도움으로 귀가했다. 처음이 아니었다. 영업직이어서 술자리가 많았고 그만큼 과도한 음주로 기억을 잃은 게 수차례였다. 가족에게 ‘금주 서약서’를 쓴 것도 여러 번이었다. 끝내 이혼 위기에까지 다다르자 김씨는 재차 서약서를 쓰고 정신과 상담 치료를 받으며 술을 끊었다. ⠀ 2021년 기준,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술을 마신 성인의 비율은 57.4%였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한꺼번에 많은 양의 술을(남성 7잔, 여성 5잔) 마시는 월간 폭음률은 35.6%였다. 성인 3분의 1은 최소 한 달에 한 번씩 폭음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폭음하는 ‘고위험 음주율’은 13.4%다. 평생 살면서 한 번 이상 알코올사용장애로 이환된 사람의 비율은 11.6%다. 우울, 불안, 니코틴 사용 등 주요 정신장애 가운데 평생 유병률이 가장 높다. ⠀ 알코올사용장애는 천천히 진행되는 만성 진행성 질환이다. 술을 마실수록 남용 및 의존, 중독 가능성이 커지기에 의사는 환자에게 술을 끊도록 권한다. 김씨도 매달 정신과를 찾아 상담하고 약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임원으로 승진한 김씨에게 ‘술 권함’의 강도는 전보다 훨씬 세졌다.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데다, 만나는 사람도 직급이 높은 사람이 많아 마냥 거절하기가 힘들다. 병원에서 조언한 대로 금주 이유를 설명하면서 양해를 구하지만, 계속 이렇게 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쉽지 않다.” ⠀ 🖍기사 ‘만취한 사회가 술 마시라고 권했잖아? 그래 안 그래?’ 중에서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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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보기 - 새해 운동🤸 결심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요가🧘 고민하시는 분들 있으신가요? 이유진 선임기자가 인도에서 15년 수련한 이동환, 이정수 부부를 만났습니다. 두 분은 노희경 작가, 박찬욱 감독의 요가 선생님이기도 한데요. 두 사람은 ‘아써너(asana, 자세·동작)의 노예’가 되는 걸 조심하라고 말합니다. “동작을 완성한다고 그것이 마음으로 이어진다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죠. 인터뷰 기사 일부를 소개합니다. ⠀ ------ ⠀ 인도에서 만나 도반이 된 부부는 그곳에서 15년 동안 요가와 명상을 수련하고 2009년 한국에 돌아왔다. 지금은 실력 있는 요가 선생이자 명상 지도자로 자리잡았지만 처음 한국에 돌아와선 낯선 풍경에 당황하는 이방인 같았다. 한국에 널리 퍼진 대중 요가는 인도에서 본인들이 배운 요가와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 이동환, 이정수 두 사람은 자세의 정렬을 강조하는 하타요가의 세계적 거장 아엥가(1918~2014)에게 요가를 배우고 인도에서 불교 수행의 신기원을 연 고엥까(1924~2013)에게 명상을 사사했다. 2003년 고엥까 전통의 위빳사나를 지도하는 한국인 최초의 법사가 됐고 지금은 전북 진안에 있는 담마코리아 위빳사나 명상센터에서 지도하며 봉사한다. 고엥까위빳사나는 세계 140여 개 센터가 있고 고엥까의 법문을 따라 수행하는데, 한국어 버전은 이동환이 녹음했다. ⠀ (…) ⠀ 두 사람은 상징적 자세나 동작만으로 실상을 바라볼 수 없다는 점에 동의한다. 짜끄러(chakra, 생리학적으로 신비한 역할을 하는 통로가 모인 신경총), 꾼덜리니(Kuṇḍalini, 근원적 에너지) 등도 현대 의학 지식이 없던 중세 인도인이 인체를 이해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담담하게 정리한다. 하지만 동작을 하면서 짜끄러나 꾼덜리니 각성을 최고 경지로 알고 지내온 요가 수행자도 적지 않다. ⠀ ―동작은 중요한 게 아닌가. ⠀ 동: 아써너라는 단어 자체가 명상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앉는 좌법을 가리킨다. 아써너 수련은 몸의 한 부분도 놓치지 않고 모든 과정을 깨어 있는 의식으로 바라보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끄리슈너무르띠(크리슈나무르티, 1895~1986)는 매일 한두 시간씩 요가를 하다가 세상을 떠났지만 아써너에 함몰되지 말라고 얘기했다. 승화시켜 포장하거나 어떤 종파처럼 만들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아써너 수련이 영적 여행의 출발점이 될 수는 있어도 자세 자체는 목적이 아니다. 자각, 자기성찰은 생활과 일치되고 끊임없이 이어져야 하며 분리돼선 안 된다. ⠀ ―그렇다면 현대에서 요가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 동: 디지털 사회의 현대인은 머리를 쓰지만 운동량은 너무나 적기 때문에 요가는 여전히 중요하고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거다. 요가에서 버릴 수 없는 단 한 가지 기능이 있다면 건강 증진과 치유, 회복이다. 최근 고등학생에게 요가를 지도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은 명상한다고 앉으면 20분을 못 넘긴다. 좌식생활에 익숙지 않아 꿇어앉는 것도 할 수 없다. 몇 시간이고 앉아 있을 수 있는 힘, 버티는 힘이 필요한데 그러려면 오뚝이처럼 아래로 중심이 잡혀 있어야 한다. ✍🏼글 이유진 선임기자 📷사진 김진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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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보기 - ‘성범죄 무고자’로 낙인찍혀 말을 잃었던 ‘98년생 김현진’은 2021년 4월9일 민사 1심 종결 전에 비로소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날은 그의 생일이기도 했죠. 마녀 D 활동가가 7년 여 동안 이어진 현진씨의 싸움과 그 의미를 정리했습니다. (📌이미지는 김현진씨 허락을 받고 갈무리했습니다) ⠀ --- ⠀ “원심이 피고인(박진성)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을 징역 1년8월에 처한다.” 성범죄 무고 사건 피해자인 자신을 사회적 감옥에서 풀어달라고 호소하던 ‘78년생 박진성’이 2023년 11월8일 대전지법 제4형사부 판결로 물리적 감옥에 수감됐다. 2015년 당시 청소년인 김현진씨에게 언어성폭력을 저지르고, 1년 뒤 이를 공론화한 현진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가 1심에 이어 2심도 유죄로 판결 난 것이다. ⠀ (…) ⠀ 2013년부터 SNS에서 성폭력 피해 말하기 운동이 활발히 일어났는데, 현진씨도 2016년 10월 ‘#문화예술계_내_성폭력’ 고발 해시태그 운동에 참여했다. 2016년 9월 박씨의 한겨레 기고문(‘나의 여성혐오를 고발합니다’)을 본 뒤 ‘#문단_내_성폭력’ 피해 고발의 일환으로 박씨에게 당한 언어성폭력을 트위터(현재 엑스)에 게시한 것이다. 현진씨의 첫 고발에는 가해자 이름이 특정되지 않았지만, 박씨는 고발 대상이 본인이라고 확신한 뒤 현진씨를 회유하려 했다. 나이 차이가 스무 살인 중견 시인의 회유는 당시 18살 현진씨에게 위협으로 다가왔고, 이에 현진씨는 가해자를 특정했다. 그러자 박씨가 기고문에서 스스로 밝힌 수법(자살하겠다고 협박하며 강제로 성관계) 등과 관련한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고발하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 하지만 박씨는 자신이 ‘가짜 미투’의 피해자라며 고발자들을 공격했다. 자신에게 유리한 일부 수사 결과를 무기로 언론사를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벌였다. 소송 과정에서 고발 내용이 전혀 검증되지 않았음에도 언론사들이 소송을 빨리 포기하며 모든 고발이 허위인 것처럼 규정됐다. 박씨는 ‘성범죄 무고 피해자’ ‘허위 미투 피해자’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 (…) ⠀ 박씨는 2019년 현진씨를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했다. 취약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먼저 제기해 피해자의 말을 막고 이후 조정 등의 과정으로 사건을 무마하는 것은 가해자들의 공통 전략 중 하나다. 박씨는 이번에도 현진씨가 대응하지 못하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진씨는 싸우기로 결정했고, 그의 곁에는 연대자들이 있었다. 현진씨는 민사에 대한 반소,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도 진행했다. 그제야 박씨는 피해자 변호사에게 쌍방 소 취하를 권하거나, 민사소송 결과를 언론에 알리지 말라는 등의 요구를 했다. 그러나 현진씨는 모든 과정을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방청연대를 요청했고, 결과를 알렸다. ⠀ 기소 뒤에도 공소사실을 부인하던 박씨는 재판 흐름상 유죄 인정의 기미가 보이자 1심 결심에 이르러서야 변호인 의견서 등을 통해 혐의를 인정했다. 동시에 본인이 걸었던 민사소송의 항소를 취하하고 해당 금전을 공탁하며 반성한다고 읍소했다. 1심 재판부가 이를 반영해 집행유예를 선고할 때까지만 해도 이 전략은 유효해보였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용서는 피해자의 몫이며 민사항소 포기나 금전 공탁을 형사공탁처럼 호도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씨는 각종 ‘꼼수 감형자료’를 제출하고 피해자 쪽의 비협조로 합의에 실패했다며 선고 직전 형사공탁(기습공탁)을 하는 방식으로 선처를 받으려 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은 완전히 실패했다. ⠀ (…) 성폭력은 피해자의 말, 시간, 자리를 앗아간다. 그의 말은 이제 시작이지만, 정작 그 말을 들어야 할 이들은 귀를 막고 침묵 중이다. 박씨를 적극 옹호하며 피해자와 연대자, 페미니스트를 공격하던 이들이 이번 재판 결과를 외면하고 있다. 심지어 박씨에게 선의를 악용당한 ‘피해자’로 포장하기까지 한다. ‘박진성의 공범들’에게 말한다. 반성하고 사과하라. 당신들의 가해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이들이 끝까지 추적해 수많은 ‘김현진들’의 말, 시간, 자리를 되찾을 것이다. ⠀ 📢마녀 D 반성폭력 활동가·<그림자를 이으면 길이 된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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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보기 - #손바닥문학상🖐️ 응모를 받고 있습니다. 주제는 #오늘의날씨. 올해는 어떤 글을 만날까, 두근두근합니다.😊 ⠀ ---- ⠀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오늘 날씨는 어떻습니까. ⠀ 기후가 변하고 날씨가 격변합니다. 여름만 되면 또 어떤 이들이 숨지고 다칠지 근심하는 게 일상입니다. ⠀ 이상기후 사례를 열거하는 게 별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해마다 새로운 기록이 쏟아집니다. ⠀ 기후위기를 문학의 상상력으로 풀어가는 건 어쩌면, 선택이 아닌 이 시대 작가에게 주어진 숙제인지도 모릅니다. ⠀ 부커상 수상작가 아미타브 고시는 <대혼란의 시대>(2021년)에서 “어떤 주제의 시급성이 그것을 진지하게 다루어야 할 기준이라면, 기후변화가 실제로 지구 미래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고려하는 것은 전세계 작가들이 깊이 고민해볼 주요 관심사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 문학을 통해선 어떤 상상도 가능합니다. 그린란드 만년설이 밀려 내려오지 않게 댐을 쌓고, 사하라와 아시아의 건조 분지에 바닷물을 끌어들여 내륙해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태풍에 자주 시달리는 미국 플로리다가 바닷물에 잠기지 않도록 지면을 10m쯤 돋울 수도 있죠. 모두 미국의 대표적 과학소설 작가 킴 스탠리 로빈슨이 만들어낸 장면들입니다. 나아가 위기를 초래한 총체적인 사회경제 체제를 대변혁하는 상상도 문학에선 가능합니다. ⠀ 손바닥문학상은 4년째 주제 공모를 이어갑니다. 2023년의 주제는 ‘오늘의 날씨’입니다. ⠀ 캐나다 출신의 저널리스트이자 기후운동가인 나오미 클라인의 대표 저작의 제목은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입니다. 기후위기가 모든 것을 바꾸듯, 문학으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격변하는 오늘의 날씨도 여러분이 바꿔주시면 좋겠습니다. ⠀ ✍심사위원 소개 김탁환 소설가·<사랑과 혁명> <거짓말이다> <불멸의 이순신> 등 김진해 경희대 교수·<말끝이 당신이다> 등, <한겨레21> 칼럼 ‘무적의 글쓰기’ 필자 이은혜 글항아리 편집장·<읽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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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보기 - 날이 점점 더 쌀쌀해집니다. 뜨끈~한 #비건 #김치칼제비 한 그릇🍲 어떠신가요. 비건 유튜버 초식마녀님의 연재 ‘#살리는밥상’ 김치칼제비편을 소개합니다. 레시피는 @tozeetoon ⠀ -- ⠀ 여름 장마 같은 가을비가 내리는 수요일 오후, 평소 흠모하는 작가님과 점심을 먹기로 했다. 자주 만나는 사이는 아니지만 함께 먹은 모든 음식이 기억난다. 처음에는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서 파는 커리를 먹었고, 그다음엔 내가 만든 떡볶이, 세 번째는 청국장, 가장 최근 만남에선 파스타와 알배추구이를 먹었다. 채식이란 점 말고는 공통분모가 없는 메뉴 선정 탓에 음식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초대를 저질렀는데, 만나기 바로 직전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알게 됐다. ⠀ “김치가 들어가면 다 좋아하는 것 같아요.” ⠀ 친구가 나눠준 비건 김치로 냉장고가 가득할 때 김치 요리를 좋아하는 손님이 오다니! 나는 그 말을 듣기 전부터 김치전을 부칠지, 김치칼국수를 끓일지 고민했기 때문에 이 만남이 몹시 운명적이라고 느꼈다. 상관없는 각각의 사건이 연결된 인과처럼 보였다. 살짝 고백하자면 나는 사소한 일에 의미를 부여하는 오버쟁이고 툭하면 운명을 느끼는 미신쟁이가 맞는다. 식물성 식단이 더 친환경적이라는 과학적 근거보다 동물을 해치면 벌 받는다는 식의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동물에게 고통을 주지 말자. 매일 죽이지 말자. 강제로 태어나게 하지 말자. 이런 말들을 하기 위해 숫자를 나열하기보다 동화를 쓰고 싶은 사람이다. 비이성적인 채식주의자로 보일까봐 아닌 척할 뿐이다. ⠀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남의 살을 먹는 일에 거리낌이 없었다. 머리부터 발끝, 내장부터 껍데기까지 죄다 먹는 식성을 은근히 자랑스러워했던 것 같기도 하다. 언제든 신선한 동물의 사체를 살 수 있는 현실이 이상하다고 느끼지 못했다. 누군가 죽고 사는 문제보다 내 입맛이 더 중요했으며 야식 메뉴 선정 같은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걸었다. 불교에서는 죄지으면 축생으로 환생한다고 믿는데 어쩌면 나부터 돼지나 닭으로 환생할지도 모르겠다. ⠀ “칼국수가 좋으세요? 수제비가 좋으세요?” ⠀ 이미 칼제비를 끓이면서 물었다. 이 정도 독단은 선택의 고민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오히려 배려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 다행히 작가님은 둘 다 좋다고 했다. 냄비 가득 김치와 호박을 썰어 넣고 버섯가루로 감칠맛을 냈다. 칼국수와 수제비를 함께 넣고 8분 정도 끓이면 속은 쫀득하게 익고 국물은 걸쭉해진다. ⠀ 무엇을 먹느냐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지만 요리된 상태 자체는 ‘무엇’이 아니다. 칼국수면 어떻고 수제비면 어떤가. 결국엔 밀가루 조각이다. 다듬고 익히기 전, 살아 있었을 때 무엇이었느냐를 봐야 한다. 우리 감각은 시간과 공간의 구애를 받지 않기에 언제라도 손질된 살점에서 한때 살아 있었던 동물을 느낄 수 있다. 듣고자 하면 심장 소리가 들리고, 보고자 하면 순수한 얼굴이 보인다. 나는 지금 무엇을 먹는가. 누구를 먹고 있는가. ⠀ 창밖에 푸르게 내리는 비, 쌀쌀할 때 먹는 뜨끈한 한 그릇. 새콤하고 개운한 김치칼제비를 호호 불며 먹었다. ⠀ 식사를 마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다가올 미래처럼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누다가 작가님이 돌아가는 기차를 놓칠 뻔했다. 출발 시간 1분을 남기고 뛰어가는 뒷모습을 배웅하며 잠시 있다가, 기차에 탔다는 문자를 받고 집으로 향하는 시동을 걸었다. ⠀ 소중한 것을 소중히 여기는 일 말고는 다 사소하게 느껴지는 수요일이었다. 🧑🎨글·그림 초식마녀 비건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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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보기 -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줄여서 ‘#사참위’라고 불리는 곳을 들어보셨나요? ⠀ 사참위는 세월호 참사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규명을 위해 만들어진 국가기구입니다. 2017년 11월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회적참사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 법에 따라 만들어졌죠. ⠀ 사참위는 총 3년6개월 간의 조사결과를 종합한 보고서, 백서 등을 발행한 뒤 공식 활동을 종료했는데요. 사참위 활동은 끝났지만, 우리에게 남긴 과제는 만만치 않습니다. 신다은 기자가 사참위 권고 79개에 대한 정부 답변을 담은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해봤습니다. ⠀ ‘재난 그 뒤’가 궁금하신 분들께 권합니다. ⠀ --- ⠀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2022년 9월 두 참사(세월호·가습기살균제 참사)에 대한 재발 방지 과제 79건을 정부에 권고했다. 1년이 지난 2023년 9월 말, 정부가 법에 따라 그간의 이행 경과 보고서를 국회에 보고했다. <한겨레21>이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보고서를 살펴보니, 정부는 34건(44.7%)에 대해 권고 이행을 거절했거나 ‘현행 제도로 충분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권고를 이행 중이거나 이행했다고 밝힌 나머지 45건 답변도 이미 결정된 정책을 끌어와 이행 실적으로 내세운 사례가 많았다.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재난 때마다 반복된 피해자 지원 문제는 이번에도 형식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 가장 눈에 띄는 과제는 세월호 때 불거졌던 문제가 이태원 참사 때도 되풀이된 사례다. 정부는 이번에도 뚜렷한 대책을 내지 않았다. 예를 들어 사참위는 ‘재난 피해자 혐오표현 확산을 막을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으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재난 피해자 혐오표현 인식조사 진행, 유가족 등과 간담회 개최”를 이행 실적으로 내세웠다. 의견 청취와 실태 파악에만 1년을 허비한 셈이다. ⠀ 참사 현장에 피해자 보호 공간과 임시영안소를 마련하는 등 피해자 지원 체계를 갖추라는 권고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매뉴얼 개정 이후인 2022년 10월 이태원 참사 때도 피해자 지원은 엉망이었다. 임시영안소는 새벽 3시께 마련됐고 그마저도 유가족 출입이 금지됐다.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유가족이 희생자를 찾아 헤매던 모습은 8년 뒤 서울 이태원에서 그대로 재현됐다. ⠀ (…) 사참위 권고가 ‘백지수표’가 된 배경엔 국회도 있다. 권고를 담은 법안 대부분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공무원의 불법명령 거부권을 규정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이나 세월호 생존자 의료비 지급 기간 확대를 담은 세월호피해지원법 개정안, 선사의 안전관리 의무를 강화하도록 한 유선 및 도선사업법 개정안 등은 소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 📌 #신다은기자, ‘[단독] 참사 막을 79가지 권고에 ‘셀프 면죄부’ 남발한 정부’ 중에서 ⠀ 전문을 읽으려면 🔗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44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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