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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난트 매거진 객원 에디터 모집 난트 매거진은 문화・예술 영역의 트렌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발 빠르게 전달합니다. 감각을 일깨우고 영감이 되는 콘텐츠를 함께 만들 객원 에디터를 모집합니다. ▪︎ 주요 업무 - 아이템 서치, 콘텐츠 기획 및 작성 - 주 2회 1,000자 이내의 콘텐츠 작성 - 월 1회 온라인 월간회의 참석 ▪︎ 우대 조건 - 트렌드와 이슈에 발 빠른 분 - 평소 문화・예술, 미술시장 분야 글을 읽고 쓰기 좋아하는 분 - 콘텐츠 기획에 관심 있거나 에디터 경험이 있으신 분 ▪︎ 근무 형태 - 개별 콘텐츠 단위로 난트 매거진과 협업하는 형태의 프리랜스 업무입니다. ▪︎ 지원 방법 - 지원 동기가 500자 이상 담긴 자유 양식의 이력서를 보내주세요. - 본인이 직접 쓴 글 또는 글의 링크를 첨부해 주세요. - 지원 서류는 help@nant.app 로 [난트 매거진 객원 에디터 지원_분야_이름]의 이메일 제목으로 보내주세요. ▪︎ 지원 기간 - 접수 순서에 따라 전형을 진행하며, 채용 확정 시 마감합니다. ▪︎ 안내사항 - 지원서 확인 후, 인터뷰 대상자에게 개별 연락드립니다. - 원고료는 추후 협의를 통해 결정됩니다. - 문의사항은 help@nant.app 메일로 보내주시면 빠르게 답변드리겠습니다.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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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젤리제 근처, 1969년부터 파리 예술영화의 한 축을 지켜온 엘리제 링컨이 수개월간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변신을 이끈 이는 파리의 공간 디자이너 #루이드나보(@louis_denavaut)인데요. 동시대 미술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공간을 단순한 기능의 집합이 아니라 ’예상 밖이지만 설득력 있는 세계로 관객을 데려가는 예술 행위‘로 바라봅니다. 독립 영화관의 생존은 대형 멀티플렉스와의 편의성 경쟁에 있지 않습니다. 루이는 이를 정확히 꿰뚫고, 장소 고유의 분위기와 감각적 밀도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선택했죠. 그가 제안한 해법은 ‘세 개의 크로마틱 월드’입니다. 마치 서로 다른 장르의 영화처럼, 세 공간은 각기 다른 팔레트와 템포를 지닙니다. 가장 큰 메인 상영관 ‘L’Audito‘는 올리브 그린 벨벳 좌석과 뮤트 핑크 하를리퀸 패턴 벽, 식물 모티프 카펫이 어우러져 관객의 시선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공간입니다. 벽면의 대형 블랙 스피커는 숨기는 대신 리듬 있게 배치해 조각적 오브제로 전환했고, 하부를 따라 흐르는 얇은 녹색 LED 라인은 좌석이 살짝 떠 있는 듯한 영화적 긴장감을 만들어내죠. 소규모 프리미엄 상영실 ’Le Studio‘는 벽과 천장, 바닥까지 레드에서 핫핑크로 이어지는 모노리식 공간입니다. 마젠타 벨벳 좌석이 만드는 밀도 높은 ’색채의 방‘은 프라이빗 시사나 전략 회의를 위한 몰입형 체임버로, 웨스 앤더슨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팔레트가 특징이죠. 베이비 핑크 톤의 ’Le Club‘은 아치와 곡선형 벽 니치, 원형 릴리프 패널과 라운드 조명이 반복되는 사교형 라운지입니다. 칵테일 파티에서 착석 행사까지 유연하게 오가는 이 공간은 별도 출입구와 바를 갖춰, 상영과 이벤트의 경계를 허물죠. 루이의 작업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레트로 감성이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벨기에 건축가 그룹 OFFICE KGDVS와 알바 알토에게서 배운 ’라디컬하면서도 효율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필요한 요소만 남긴 정확한 리듬을 추구합니다. 색채와 재질, 조명을 단순한 장식이 아닌 서사적 장치로 사용하며, 공간 자체를 하나의 씬으로 완성하죠. 샹젤리제라는 상업지구 한복판에서 독립 영화관이 무엇을 내세워야 하는지, 루이 드나보는 건축으로 답합니다. 4K 레이저 프로젝션과 몰입형 사운드라는 하이테크 설비 위에 감각적 분위기를 겹쳐 놓은 이곳은, 영화를 보러 가는 행위를 ’공간 자체를 경험하는 것‘으로 확장합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아름다운 이 극장에서, 관람객은 스크린 밖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됩니다. Image. Mary Erhardy(Cinéma Elysées Lincoln), Paris.fr #엘리제링컨 #디자인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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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mmcakorea) 과천관에서 열리는 《신상호: 무한변주》는 60년 동안 흙이라는 단 하나의 재료로 장르의 경계를 지워온 도예가 #신상호(@shinsangho_studio)의 집요한 여정을 펼쳐 보입니다. 전통 도자에서 출발해 조각과 건축, 회화까지 넘나든 그의 작업은 ”흙으로 무엇까지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60년간의 대답이죠.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난 신상호는 1960년대 이천 장작가마에서 분청과 백자를 구우며 전통 도자 장인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릇의 쓸모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1980년대 미국에서 추상표현주의 도자를 접한 뒤, 기능을 버린 도자 조각 ’도조(陶彫)‘를 선보이며 한국 현대 도예의 분기점을 만들었죠. 동물, 토템, 머리 형상으로 빚어진 덩어리들은 그릇이 아닌 조각으로서 흙의 물성을 전면에 드러냈습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아프리카 여행에서 받은 영감을 흙에 새겨 넣습니다. ’Dream of Africa‘ 연작에서 보이는 원시적 생명력과 토템적 형상, 강렬한 원색은 흙에 주술성과 서사를 부여했죠. 그는 아프리카 공예품, 산업 기기, 수출 청화백자 등 서로 다른 문명의 사물을 수집하고 도자 오브제와 결합해 문명 간 충돌과 조화를 시각화했습니다. 신상호의 실험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도자 타일로 건축 외벽과 실내 공간을 채우는 ’구운 그림(fired painting)‘을 개발해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서울 센트럴시티, JW 메리어트 등 대형 건축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흙을 건축과 환경 조형의 매체로 확장했죠. 2000년대 이후에는 흙판을 캔버스처럼 다루는 ’도자 회화‘를 선보이며 회화, 조각, 건축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작품 90여 점과 아카이브 70여 점을 5부 구성으로 펼쳐내며, 전통 도자부터 도조, 건축 도자, 도자 회화까지 신상호의 전 스펙트럼을 한 공간에서 체험하게 합니다. 과천관의 높은 층고와 긴 벽면을 활용한 대형 건축 도자와 구운 그림은 미술관 건축과 도자 작업이 서로 맞물리는 환경 조각적 감각을 극대화하죠. 특히 #로에베(@loewe)가 제작비를 후원한 이번 전시는 한국 도예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의 공예 후원이 만나는 상징적 협업이기도 합니다. 신상호는 흙을 ”신이 인간에게 조금 나눠준 물질“로 봅니다. 그 약간의 흙으로 그는 60년 동안 도예, 조각, 회화, 건축을 넘나들며 멈추지 않았죠. 하나의 양식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 변화와 타문화 경험을 흙 안에서 계속 변주하는 그의 태도는 ”경계 넘나드는 흙의 예술“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한국 현대 도예의 지형도이자, 흙이라는 하나의 물질이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증명하는 이 전시. 당신은 신상호의 흙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까요. 《신상호: 무한변주》 ∙ 한국 현대 도예 거장의 60년 회고전 ∙ 2025.11.27 - 2026.03.29 ∙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1층 1·2전시실 및 중앙홀 Image. @mmcakorea @shinsangho_studio #신상호 #도자 #전시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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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수평선 위에, 콘크리트가 떠 있습니다. 뉴멕시코 산타페 인근 세로 펠론 랜치(Cerro Pelon Ranch). #톰포드(@tomford)가 의뢰하고 #안도타다오 가 설계한 이 은거형 목장·승마 단지는, 브랜드 로고도 장식도 없이 ‘광활한 땅 + 콘크리트 + 물 + 빛’만으로 주인의 취향과 권력을 말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긴 수평 매스와 반사 풀. 낮고 길게 뻗은 콘크리트·유리 볼륨이 거대한 수면 위에 떠 있는 듯 놓이고, 물은 하늘과 사막을 그대로 끌어들여 풍경을 편집합니다. 실내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유리와 낮은 천장 비례로, 앉아도 서도 수면과 지평선이 시야에 걸리도록 설계되었죠. 직선의 엄격함은 원형으로 한번 꺾입니다. 주거·라운지·마구간은 직각 콘크리트로 정리되지만, 실내·외 승마 아레나는 원형 공간으로 계획되어 ‘기능’이 곧 ‘형태’가 됩니다. 낮게 깎인 지형에 묻힌 실내 아레나와, 사막 풍경과 맞닿는 야외 원형장은 무대의 뒤/앞처럼 서로 다른 장면을 만들고요. 동선은 더 영화적입니다. 메인 하우스–수면–승마 시설이 하나의 축을 이루고, 긴 회랑형 동선과 프레임처럼 열린 창이 사막을 프레임처럼 한 장면씩 잘라 보여줍니다. 교회·미술관에서 보던 안도의 내향적 침묵이, 2만 에이커급 랜드스케이프 스케일로 확장되며 ‘사막의 예배당’ 같은 분위기를 만든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곳에서 톰 포드의 미학은 색이 아니라 ‘무드’로 스민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적갈색 토양과 짙은 그림자, 유리와 물의 반사가 만들어내는 글로시한 질감. 과장된 장식 대신 수평선, 매끈한 콘크리트, 반사로만 쿨함과 관능을 구축하는 방식은 그의 패션·영화 이미지 전략과 맞닿아 있습니다. • 공간을 읽는 4가지 포인트 수평: ‘낮고 길게’로 권위를 만든다 수면: 풍경을 거울로 복제해 고요를 증폭한다 원형: 승마의 기능을 기념비로 바꾼다 무드: 장식 대신 질감·그림자로 럭셔리를 정의한다 Image. Guido Mocafico, Kevin Bobolsky Group #TadaoAndo #TomFord #세로펠론랜치2671 (2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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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에게 가장 까다로운 독자는 아마도 같은 소설가가 아닐까요? 교보문고가 매년 진행하는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은 그래서 더 특별합니다. 2025년, 그 까다로운 동료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작품은 #김애란 의 소설집 『안녕이라 그랬어』였습니다. 8년 만에 선보인 이 소설집은 집, 동네, 도시 같은 '공간'을 무대로 관계의 균열을 그려냅니다. 표제작에서는 온라인 영어 강사와 수강생 사이에 싹튼 호감이 "돈으로 맺어진 관계"라는 현실 앞에서 멈춰버리는 순간을 담담하게 포착하죠. 일곱 편의 단편은 모두 경제적 격차가 드러나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안녕"이라는 말은 인사이자 이별이고, 시작이자 끝입니다. 김애란은 이 양가적인 단어를 통해 질문을 던집니다. 안녕하지 못한 시대에도 서로의 안녕을 빌 수 있을까요? 2위에 오른 #구병모 의 『절창』은 독창적인 상상력으로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의 가능성과 한계를 탐구합니다. 상처를 매개로 서로를 해독하려는 인물들의 관계는 기묘한 사랑 이야기로 펼쳐지며, 타인이라는 영원한 텍스트를 읽어내려는 시도가 얼마나 치밀하고도 불가능한 일인지 보여주죠. 공동 3위에는 네 작품이 나란히 올랐습니다. #정이현 의 『노 피플 존』은 인간 관계가 점점 소진되는 시대의 정서를 '사람이 없는 구역'이라는 이미지로 풀어냅니다. #이기호 의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은 특유의 유머와 페이소스로 명랑한 빈곤과 생존의 서사를 그려내며, 가벼운 웃음 뒤에 남는 사회 현실 인식이 오래 여운을 남깁니다. #김혜진 의 『오직 그녀의 것』은 권력과 젠더, 소유와 욕망의 문제를 날카롭게 파고들며 여성의 자율성을 둘러싼 긴장을 차분하지만 냉정하게 형상화합니다. #성해나 의 『#혼모노』는 개성 강한 캐릭터와 힘 있는 서사로 '새로운 세대 리얼리즘'을 보여주며 청년, 비정규, 젠더 이슈를 예리하게 포착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 동료 작가들이 선택한 이 소설들과 함께 한 해를 돌아보는 건 어떨까요? 불안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평안을 비는 용기, 그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연말입니다. #올해의소설 #독서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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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네나칼루(Nnena Kalu)가 터너상을 수상했습니다. 학습장애를 가진 예술가로는 터너상 역사상 최초인데요. 이 한 문장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수상 그 이상입니다. 그동안 주변부로 밀려났던,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의 작업이 동시대 미술의 중심으로 진입했다는 선언이니까요. 1966년 글래스고에서 태어난 칼루는 런던의 액션스페이스(ActionSpace)에서 오랫동안 레지던트 작가로 활동해 왔습니다.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을 지원해 온 이 단체와의 긴 동행은, 예술가 개인의 천재성뿐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 인프라가 얼마나 중요한 결과를 만드는지 보여주죠. 칼루의 작업은 천, 로프, 테이프, 비닐, VHS 테이프 같은 일상 재료를 반복해서 감고 겹쳐 고치 같은 형태를 만들어냅니다. 동시에 큰 종이 위에 소용돌이치는 선을 끝없이 그어 내리는 대형 추상 드로잉을 선보이죠. 같은 동작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행위가 작업의 핵심인데, 자폐 및 학습장애와 연결된 리듬과 집중, 감각의 과잉 경험을 그만의 언어로 조직해 나간 결과물입니다. 작품은 단순히 완성된 오브제가 아니라, 작가의 신체 감각이 물질화된 흔적으로 읽힙니다. 2024년 바르셀로나 마니페스타 15의 폐발전소 공간을 가득 채운 설치작업 «Hanging Sculpture 110»과 리버풀 워커 미술관 그룹전에서의 발표가 이번 수상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심사위원단은 그의 작업이 표현적 제스처를 생생한 추상 조각과 드로잉으로 번역하는 독창성, 스케일과 구성, 색채에 대한 감각, 그리고 전시장 안에서 만들어내는 강한 물리적 존재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복잡한 작가 노트 없이도 감각적으로 먼저 다가오는 힘이 있었죠. 이번 수상은 장애를 가진 예술가들의 작업을 치료나 복지 영역의 부수적 실천이 아니라, 동시대 미술의 본류를 이루는 형식 실험으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됩니다. 뉴로다이버전트 특성이 ’단점‘이 아니라 독창적 조형 언어의 원천으로 인정받으면서, 장애와 비장애의 이분법을 전제로 한 기존 평가 체계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으니까요. 값싼 일상 재료를 끝까지 밀어붙여 강렬한 조형 효과를 만들어내는 그의 작업은, 고급 재료와 저급 재료의 위계를 흐립니다. 2025년 터너상 수상 장소가 영국 문화도시 브래드퍼드였다는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런던 중심 엘리트 제도에서 벗어나 지역, 장애, 이주 배경 등 기존 제도에서 주변으로 분류되던 정체성을 적극 포섭하려는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니까요. 칼루의 수상으로 미술 제도는 분명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장애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분리되던 작업들은 더 이상 별도 카테고리가 아니라, 동시대 미술의 중심에 자리한다는 것을요. Image. PA Images, Arcadia Missa Gallery, ActionSpace #네나칼루 #터너상 #nnenakalu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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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집은 오랫동안 거의 비어 있었습니다. 침대, 의자, 아인슈타인 사진. 그리고 단 하나의 조명, 티파니 램프.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을 들이느니, 없는 편을 택하겠다“던 그의 극단적 미니멀리즘 속에서, 이 램프만은 예외였죠. 과연 무엇이 이 조명을 그토록 특별하게 만들었을까요? 1915년에서 1925년 사이 제작된 티파니 스튜디오의 매그놀리아 플로어 램프. 높이 약 2미터, 갓 지름 70센티미터에 달하는 이 거대한 조명은 수백 조각의 유리를 구리 포일로 이어 만든 리드 글라스 구조입니다. 크림과 연분홍, 라일락 톤의 목련 꽃이 짙은 청색 하늘을 배경으로 만개한 모습은, 마치 해 질 녘 정원 아래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시점을 그대로 램프 속에 가둔 듯합니다. 잡스가 이 램프에 집착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겉으로는 복잡해 보이지만, 불을 켰을 때 사용자가 경험하는 것은 ‘목련이 핀 빛의 공’이라는 단 하나의 장면. 내부 구조는 치밀하지만 경험은 단순하다는 점에서, 이는 아이폰 UI의 논리와 매우 유사한 조형적 사고입니다. 공간 전체를 비워두고, 단 하나의 오브제에 조형·색·빛의 복잡성을 압축하는 방식. 화면과 아이콘 외의 모든 요소를 걷어내는 애플의 전략과 구조적으로 닮아 있죠. 무엇보다 티파니 램프는 예술과 공업기술이 만나는 완벽한 사례였습니다. 루이스 컴포트 티파니가 예술 수준의 스테인드글라스를 공장 시스템과 접목해 생산 가능하게 만든 방식. 잡스는 매킨토시 팀을 데리고 티파니 램프 전시를 보러 갈 정도로, 이 ‘예술+산업의 이상적 결합’을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하나의 오브제가 예술 작품이자 공업제품이며 브랜드인 모델, 그가 애플 제품으로 만들고 싶었던 바로 그 비전이었으니까요. 거의 빈 공간 속 단 하나의 램프. 잡스에게 이것은 조명이 아니라,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압축해 보여주는 교과서였습니다. 적게 가지되 완전히 사랑하는 것만, 장식이 아닌 본질만, 보이지 않는 공력에 대한 집착까지. 한 개의 물건이 공간 전체를 재디자인하는 힘, 티파니 램프는 그렇게 잡스의 곁에 남았습니다. Image. Steve Jobs Archive, Christie‘s #스티브잡스 #티파니램프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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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무대로 평범한 사람들의 순간을 담아온 영국 포토그래퍼 #마틴파(@martinparrstudio)가 73세로 별세했습니다. 작년 여름, 우리는 그의 해변 사진 연작을 소개하며 휴가철 바다의 진짜 풍경을 이야기한 적 있었는데요. 그를 기리며 당시의 글을 다시 꺼내봅니다. 바다로 떠날 계획이라면 근사한 해변사진을 지나칠 수 없을 텐데요. 마틴 파의 사진을 보면 오히려 휴가를 주저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의 사진은 실상 휴가지에서 마주칠 바닷물의 소금기와 어수선한 풍경을 느끼게 하죠. ’마지막 리조트(Last Resort)‘, ’인생은 해변이다(Life‘s A Beach)’, ‘비치 테라피(Beach Therapy)’ 연작을 통해 휴가철 해변을 미리보기로 살펴볼까요. 1983년부터 1985년까지 촬영된 ‘마지막 리조트(Last Resort)’는 그에게 단연 유명세를 안긴 시리즈입니다. 영국 뉴브라이튼 지역에서 촬영한 사진에는 생활감이 묻어나는 보통 사람들의 여가를 보여줍니다. 퉁명스러운 표정의 휴게소 직원, 핫도그를 사려고 줄 선 사람들과 소스통에 묻은 케첩, 나뒹구는 일회용 종이 접시들이 자리하죠. 일광욕을 즐기려는 찰나 아기 울음소리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여자의 얼굴도 눈길을 끕니다. 작가는 해당 시리즈를 계기로 해변에 깊게 매료됩니다. 전작이 애써 도망간 피서지에서 일상의 노곤함이 부대끼는 순간을 포착했다면, ‘인생은 해변이다(Life’s A Beach)‘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전시에는 여행지에서만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엉뚱한 행태가 웃음을 자아냅니다. 플라스틱 스푼을 눈두덩에 올려 햇볕을 가린 여성, 뒤로 눕힌 선베드에 엎드린 채 잡지를 넘기는 기지 가득한 커플. 렌즈 한가운데 불쑥 들이닥친 백조는 난리통에 찍힌 뜬금없는 스냅사진을 연상시키죠. 스페인과 이탈리아, 브라질 등을 오가며 작업한 2010년대의 ’비치 테라피(Beach Therapy)‘에서 작가는 멀리서 피서객들을 관망합니다. 번지수를 찾기 힘들 정도로 빼곡히 들어선 파라솔과 비치타월은 호젓한 바닷가에 대한 기대가 사람 구경으로 대체되는 순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망원렌즈로 담아낸 영국 콘월 사진에서는 한 번이라도 파도를 더 타보려는 서퍼들을 미니어처 마냥 담아냈죠. 어떻게든 오늘의 파도를 즐기려는 열심이 귀엽기까지 합니다. 그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해변에 빠진 이유로 ’사람들이 그들 자신이 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일상을 떠나온 바다에서 우리는 얼마나 나 자신이 될 수 있을까요? 언제나 그렇듯 터무니없이 비싼 음식과 새우깡을 기다리는 갈매기, 해초 가득한 바다는 기대와는 다를지 모릅니다. 혹은 이 모든 것을 넘어서 바다가 주는 녹진한 여유를 즐길지도 모르고요. 우리가 해변에서 마주칠 것은, 이 모두겠죠? Editor. 성민지 Image. @martinparrstudio Magnum Photos #MartinParr #마틴파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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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은 시각, 방에서 나누는 친구와의 통화는 공간을 초월해 우리를 묶어줍니다. 반면 한 집에 있어도 생각에 골몰하고, 책 속에 빠지고, 창밖을 응시하는 이들은 함께 있어도 함께 있지 아니하죠. 각자의 대상에 침잠한 이들에게 공통된 세계란 없습니다. #신타비달(@cinta_vidal)은 16살 때부터 무대미술 공방인 카스텔스 플라나스(Castells Planas)에서 연극과 오페라의 무대와 배경을 만들어 왔는데요.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은 연출자의 시선을 따라야 하는 영화보다는 매번 다른 지점을 보게 되는 연극을 닮았습니다. 단일한 시점을 걷어낸 화폭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각각의 내면으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누군가는 그의 그림에서 에드워드 호퍼를 떠올리는데요. 호퍼의 고독에 ‘적막’이 어울린다면, 비달의 그림은 ‘안온’이라는 단어와 가까워 보입니다. 차고 건조한 고독보다는, 눅눅하지만 포근한 이불을 닮은 고독이랄까요. 호퍼의 그림 속 인물들이 어딘가 탈출하고 싶지만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면, 비달의 인물들은 소파에 몸을 묻고 자발적 침잠을 택한 것처럼 보이죠. 특히 최근작은 주로 정방형 캔버스에 그려졌는데요. 가로세로가 1:1 비율인 화폭은 인물을 캔버스 안에 한층 공고히 붙잡아 둡니다. 여기에 맑게 갠 물감을 층층이 올린 채색 기법은 인물에게 금세 사라질 듯한 망망한 인상까지 더합니다. 신타 비달은 자신의 작품을 ‘무중력 그림’이라고 했는데요. 중력의 넓은 뜻은 질량을 가친 물체끼리의 끌어당기는 힘. 내면에 골몰한 이들 간에는 서로를 끌어당기는 중력은 부재한 듯 보입니다.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고독은 너무나 포근합니다. 한 번 들어간 이불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듯 말이죠. 우리는 함께 있어도 혼자가 되고, 홀로 있어도 함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은 혼자인가요, 함께인가요? 그의 그림은 우리에게 필요한 고독과 공동체를, 나아가 둘을 아우르는 공존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Editor. 성민지 Image. 신타 비달 인스타그램 #신타비달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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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지원 #이벤트 두 사람이 함께 춤추는 순간, 무대 위에는 하나의 문장 대신 ‘관계의 문법’이 생깁니다. #서울시무용단(@seoulmetropolitandancetheatre)의 올해 마지막 무대 <안무가 랩: 듀오>는 가장 본질적인 형식인 2인무를 통해, 한국 춤이 지금 이 순간 어떤 언어로 말하고 있는지 묻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무대에서 춤은 거대한 서사보다 두 몸 사이에서 생성되는 호흡, 긴장, 시간이 남기는 잔열에 가깝습니다. 서로 다른 세대와 결을 가진 단원들이 직접 안무가가 되어 파트너를 선택하고, 둘만의 균형을 설계합니다. 최고 연차와 신입 단원이 같은 높이에서 마주 서는 순간, 한국무용은 과거의 형식을 재현하는 장르가 아니라 계속 갱신되는 동시대의 움직임으로 드러나죠. <홀드>에서는 붙잡는 의지와 놓는 두려움 사이에서 하나의 호흡이 만들어지고, <불어도 춥지 않던 바람>은 자극과 감정이 일으키는 미세한 진동을 파고듭니다. <니나>는 대지의 호흡을 품은 여성의 몸을 의례의 장면으로 확장하고, <몸의 기억, Memory>는 쌓여온 신체의 기억을 현재의 움직임으로 환원합니다. <잔열>은 사라진 관계와 남겨진 온도를 따라가며, 몸이 마지막 온기를 어떻게 붙들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각 작품은 약 10분 내외의 길이로 이어지며, 하나의 공연 안에서 다섯 개의 세계를 넘나들게 합니다. 두 신체가 주고받는 호흡과 균형, 긴장과 완급의 흐름 속에서 관객은 질문하게 됩니다. 한국 춤은 지금 어디까지 확장되었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떤 관계의 감각을 새로이 배우고 있는지. 올해의 끝에서 만나게 되는 이 듀오들은, 어쩌면 내 곁의 누군가와 다시 춤추고 싶어지는 마음까지 조용히 흔들어 놓을지도 모릅니다. ✨ 서울시무용단 <안무가 랩: 듀오> 티켓 이벤트 구독자 5명을 선정해 R석 티켓 2매(8만 원 상당)을 보내드립니다. <안무가 랩: 듀오>에서 차세대 안무가 10인의 실험적 무대를 만나보세요. ∙ 참여 방법: 게시물에 함께 가고 싶은 친구를 태그해 기대평 댓글을 남겨주세요. ∙ 이벤트 기간: 12.14(일) 자정까지 ∙ 당첨 발표: 12.15(월) 개별 DM 안내 《안무가 랩: 듀오》 ∙ 2025.12.18(목) – 12.21(일) ∙ 목·금 19:30, 토·일 15:00 (총 70분) ∙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75 Image. 세종문화회관 #무용 #공연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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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지원 #이벤트 20년간 한국 리빙의 흐름을 이끌어 온 #홈테이블데코페어(@hometabledeco_themaison)가 12월 18일부터 4일간 삼성동 코엑스에서 펼쳐집니다. 올해는 특히 'Lifescape: journey through time'이라는 주제로 과거와 현재, 미래의 리빙 트렌드를 하나의 예술적 공간으로 압축해내는데요. 20주년을 맞이한 이번 전시는 단순한 제품 박람회를 넘어, 한국 리빙 문화의 여정을 시각화한 아카이브이자 전망대로 기능합니다. 가구부터 조명, 도자, 테이블웨어, 텍스타일까지. 이곳에서는 6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해 수많은 부스가 각자의 미학을 펼쳐 보입니다. 단순한 쇼핑의 장이 아니라 ‘내가 어떤 공간에서 숨 쉬고 싶은가’를 발견하는 취향 탐색의 여정이죠. 실물을 직접 만지고, 비교하고, 나만의 무드보드를 완성해가는 경험. 온라인 이미지로는 결코 가늠할 수 없는 질감과 스케일이 여기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SIGNATURE H존’입니다. 한국 리빙 트렌드와 글로벌 감성이 조우하는 이 공간에서는 홈·테이블데코페어가 직접 큐레이션한 조명과 테이블웨어 브랜드들이 선보이는데요. 평소 쇼룸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고도 시장 전체의 흐름과 가격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테리어를 계획 중인 이들에게는 더없이 유용한 레퍼런스 공간이 됩니다. 집은 우리가 가장 오래 머무는 캔버스입니다. 그 위에 어떤 색을 칠하고, 어떤 오브제를 배치하느냐는 결국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태도의 표현이죠. 홈·테이블데코페어는 바로 그 질문 앞에서 영감을 건네는 공간입니다. 난트 매거진이 준비한 티켓 이벤트로 함께 떠나고 싶은 친구를 태그해 보세요. 취향이 통하는 이들과 함께라면, 이 공간은 더 특별한 영감의 장이 될 테니까요. ✨ 홈·테이블데코페어 티켓 이벤트 구독자 10명을 선정해 일반 티켓(1인 2매)을 보내드립니다. 홈·테이블데코페어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만나보세요. ∙ 참여 방법: 게시물에 함께 가고 싶은 친구를 태그해 기대평 댓글을 남겨주세요. ∙ 이벤트 기간: 12.14(일) 자정까지 ∙ 당첨 발표: 12.15(월) 개별 DM 안내 《2025 홈·테이블데코페어》 ∙ 2025.12.18(목) – 12.21(일) ∙ 목,금 10:00~18:00 / 토,일 10:00~19:00 ∙ 입장료 : 15,000원 / 할인 티켓 판매: – 12.16 (예매처=네이버, 29cm / 7,000원) ∙ COEX, 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513, 코엑스 C,D홀 #hometabledecofair#themaison#홈테이블데코페어#서울#코엑스#전시#전시회#전시추천#리빙#인테리어#홈스타일링#가구#조명#오브제#토탈리빙#홈데코#까사리빙#이스턴에디션#피아바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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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미술책. 동시에, 책장에 꽂혀만 있는 미술책 1순위. #곰브리치 의 #서양미술사 이야기입니다. 표지 비닐도 안 뜯은 채 몇 년째 두고만 있는 책, 한 번 마음먹고 펼쳤다가 1장도 못 넘기고 덮어버린 경험… 전시도 열심히 다니는데, 작품 설명은 여전히 낯선 말처럼 느껴진다면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갤러리신라(@galleryshilla)에서 진행하는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스터디는 단순히 요약을 들려주는 강의가 아니라, 직접 책을 끝까지 읽어 나가도록 옆에서 끝까지 끌어주는 읽기 동행에 가깝습니다. 이 수업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장소인데요. 수업은 용산의 갤러리신라 서울 라운지에서 열립니다. 통창 너머로 이태원 야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곳, 도시의 불빛을 배경으로 미술사를 읽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장면이 되죠. 작품을 보는 눈을 기르는 동시에, ‘어디에서 공부했는지’까지 기억에 남는 미술사 수업입니다. 수업은 저녁 7시 40분부터 10시 40분까지, 퇴근 후 와인 한 잔과 함께 들어도 좋을 만큼 편안한 분위기로 열립니다. 과제와 시험에 챗GPT를 적극 활용해도 좋다는, 2026년다운 미술사 수업이기도 하고요.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는 여전히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입문 필독서입니다. 이제 “언젠가 읽어야지”라는 마음의 짐으로 두지 말고, 이번 겨울 안에 한 권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해 보세요. ∙ 3개월 / 총 6회, 격주로 진행 ∙ 회차별로 정해진 챕터를 함께 읽고, 시대 흐름과 대표 작가·작품을 정리 ∙ 퀴즈와 과제로 ‘아는 것 같은 느낌’이 아니라 진짜 내 언어로 말할 수 있게 ∙ 갤러리신라 서울 라운지(용산) 오프라인 + 구글 Meet 온라인 동시 진행 ∙ 오프라인 39만 원 / 온라인 15만 원, 신라구락부 멤버십은 무료 수강 자세한 일정과 신청은 갤러리신라(@galleryshilla) 프로필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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